통도사는 낙동강과 동해를 끼고 하늘 높이 솟은 해발 1059m의 영축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자장율사가 당나라 구법 중에 모셔온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 및 경책을 금강계단에 쌓은 뒤 봉안하고 사찰명을 통도사(通度寺)라고 했다.
통도, 금강계단서 계 받는다는 의미
대웅전 불상 대신 ‘진신사리’ 봉안
 ‘통도’는 스님이 되려는 사람은 모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진리를 회통해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통도사는 부처님 정골사리와 금란가사를 모시고 있어 ‘불지종가’로 통칭되기도 한다. 따라서 대웅전에 따로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다.
<사진>부처님 정골사리와 금란가사가 봉안된 금강계단.
지난 1984년 영축총림으로 지정된 통도사는 선원과 율원, 염불원, 승가대학(강원)을 운영하며 한국불교 최고의 종합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도사는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음력 3월5일부터 7일까지 거행되는 보살계수계산림과 부처님오신날 봉축 문화축제, 개산문화대재 및 부도헌다례 등은 통도사의 주요 행사로서 사찰과 불자들만의 일정이 아닌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한 축제로서 명망이 높다.
특히 화엄산림법회는 통도사의 대표적인 법회로, 지난 1956년부터 시작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화엄산림법회는 정우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후 53일로 대폭 늘리면서 더욱 발전하고 있다. 설법전을 울리는 선지식들의 사자후와 신도들의 청아한 기도소리는 통도사의 힘이자 한국불교의 저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1월23일 입재해 1월14일 회향한 화엄산림법회는 매일 수천 명의 신도들이 운집했으며, 회향법회에는 3~4만명이 찾아 통도사 경내를 가득 메웠다. 법회가 열린 설법전 벽에는 10만 영가를 봉안해 장엄을 연출하기도 했다. 화엄산림법회는 선망부모 영가천도로 비롯됐지만 해가 갈수록 신도들의 근기가 높아지며 뱃속에서 숨진 태아와 집에서 기르던 개와 고양이까지 영가에 포함시키는, 세계일화(世界一花)적인 의미로 회향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역사회 현안에도 열심인 통도사는 통도사 톨게이트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폐쇄됐던 것을 원상복구하고, 오는 10월 개통예정인 KTX 울산역에 ‘통도사’ 명칭을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 영축산을 관통하는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나 76만5000V에 달하는 전력선의 영축산 능선 설치 사업 등 각종 자연과 수행환경 파괴 사례에 대해서도 정부와 깊은 이해관계 속에 논의하면서 해결하려는 노력은 통도사의 새로운 모습이다.
[불교신문 2593호/ 1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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